나는 교회도 열심히 다녔지만
나름대로 세상의 변화를 꾀했다.
날마다
실천 없이 교회 안에서
사랑 타령만 하면서
무기력해 보이는 선배들과는
다른 삶을 살아야겠다며
세상으로 뛰쳐나갔다.
그러면서
야학 교사를 하게 되었는데,
내가 모르고 있던
노동자의 삶을 보면서
재야 운동권 인사였던
외삼촌의 삶을 뒤따르게 되었다.
그러던 10월 어느 주일,
오전 예배를 마치고
시위 현장에 가서
운동권 집회에 참석한 후,
바로 이어진 가두 투쟁에 나섰다.
투석전이
벌어지는 가운데
최루탄 가스 분말이
그곳을 뒤덮었다.
나는 눈물
콧물로 뒤범벅이 된 채,
온 힘을 다해 짱돌을 던졌다.
그런데 어느 순간,
갑자기 어떤 거룩함이
온몸을 감싸는 것 같더니,
내가 갖고 있던 정체불명의
분노가 추하게 느껴졌다.
그리고 한 질문 앞에
나는 굳어 버렸다.
“네가 던지는 그 돌로
세상이 변화 되리라고 믿느냐?
너는 너 자신도
변화시키지 못하면서
어떻게 세상을
변화시키려고 하느냐?”
그날 화장실 거울에 비친
내 슬픈 초상을 본 뒤로
나는 더 이상 시위 현장에서
돌을 들 수 없었다.
이 사건은
사람이 변화되는
유일한 방법인 복음에
내 생애를 헌신하게
된 출발점이 되었다.
그 후, 목사 안수를 앞두고
‘돌항아리에 담긴 물’이란
말씀의 씨앗을 묵상하는
나에게 하나님은 바로
이 장면을 답으로 보여 주셨다.
돌항아리의 물은
한 번 사용 된 뒤에는
집 밖 거리나
하수구에 버려져
누구의 관심도 받지
못하는 일회성 물이었다.
그런데 주님이
혼인 잔치집의 기쁨을
회복하게 하시는 재료로
그 허드렛물을 쓰셨다.
그날, 나를 부르셔서
사명 있는 자로 세워 주신
하나님의 탁월한 은혜에
감격하며 얼마나 울었는지
모른다.
출처:이정엽이 쓴
<생명의 삶을 이끄는 QT>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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