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모없는 인간은 감사할 줄
모르는 인간이다.’라고 괴테가 말했다.
그만큼 감사하는 생각과 언행이
인간의 삶속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가 아닐 수 없다는 말이다.
일본에
미즈노 겐조라는 시인이 있다.
이 사람은 11살에 뇌성마비가 와서
전신이 흐물흐물한 해파리처럼 퍼져서,
말도 못하고 수족을 제대로
움직일 수 없는 장애인이 되고 말았다.
유일하게 제 기능을
나타낼 수 있는 부위는 눈뿐이었다.
그는 검은 눈썹에 총기가 있는
눈동자를 가진 눈을 스스로
깜빡 거릴 수 있었는데,
그것이 그가 외부와 소통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 되었다.
자리에 누워 꼼짝 못하는
전신마비 환자나 다름이 없었지만,
눈꺼풀만큼은 자신의 의지로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었던 것이다.
그것마저 안 되었다면,
그는 숨은 쉬지만 죽은 자나
별반 다름이 없었을지도 모른다.
미즈노 겐조는
모친의 도움을
받아 눈을 깜빡거리면서
한 자씩 글자를
선택하는 일을 반복했다.
모친이 글자판을 벽에 걸어놓고
막대기로
한 자씩 글자들을 훑어나갈 때,
미즈노가 눈을 깜박하면,
그걸 신호로 해서 모친이
글자를 종이에 받아 적곤 했다.
그런 방법으로 그는
아름다운 시를 탄생시킬 수 있었다.
미즈노 겐조는
고통 속에서
창작한 시집을 세상에 발표했는데,
그 시집이
일본에서 베스트셀러가 되었고,
NHK 방송에서도
그 내용을 특집으로 보도했다.
깜빡거리는
눈으로 한 자씩 써내려간
그의 시는 사람들의 심금을
울리기에 부족함이 없었던 것이다.
네 권의 시집들 중에서,
첫 번째로 그가 출간한 시집에는
‘내 은혜가 네게 족하다
(고후 12:9)’라는 시가 있다.
되짚어보면 그러한
최악의 조건 속에서 하루하루를
살아가야 하는 미즈노 겐조가
어떻게 하나님의 은혜가
자신에게 족하다고
여길 수 있었던 건지,
다소 의문이 들기도 한다.
아마도 그것은
최악의 바닥상태에
놓여있는 처참한
자신의 신체적 조건까지도
감사할 수 있는 착하고 겸손하며
흔들림 없는 굳건한 믿음을
갖게 될 때 가능한 일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김학규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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