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주룩주룩 오고 있었다.
창문가에서 끙끙대는 소리가
들려 창문을 열어 보니
우리 집 처마 밑에
한 형편없는 거지가
보따리를 옆에 끼고
오들오들 떨고 있었다.
‘어떻게 할까?’ 생각하다가
너무 불쌍하고 딱해 보여서
대문을 열고 그 사람한테
다가갔다.
“춥고 배고프시죠?
들어오셔서 몸을
녹이고 식사하세요.”
그분을 집에 들이고
식사를 차려 드렸다.
그런데 놀라운 일이 생겼다.
그 순간 형편없던 거지가
영광스러운 주님의 모습으로
변하는 게 아닌가!
반면 나는
세상에서 제일 피곤하고 지치고
병이 든 아주 비참한
모습으로 보이기 시작했다.
입장이 180도 바뀐 것이다.
끔찍한 냄새가 나고
지저분한 누더기 옷을 입고
지친 나를 주님이 다가와서
안아 주셨다.
그것은 주님의 임재였다.
주님의 눈을 보니
울지 않을 수 없었다.
그때까지 나는 내가
주님을 애처롭게 기다리고
있다고 생각했다.
내가 주님을
사랑하는 줄 알았다.
그런데 주님을 뵙고 보니,
주님이 나를 사랑하고
계신 것이었다.
모든 수치와 비난과
모멸도 잊으신 채
주님은 내가 내쫓은 문밖에서
한 발자국도 움직이지 않고
나를 기다리고 계셨던 것이다.
그때 주님은
보따리를 푸셨다.
그 안에는
이런 말씀이 적혀 있었다.
“내가 너를
십자가만큼 사랑한다.”
그리고 주님은 물으셨다.
“너 목사되지 않을래?”
40년 전의 환상이지만
지금도 생생하다.
내가 얼마나
놀랐을지 상상해 보라.
그날 나는
눈물범범이 된 채
이런 일기를 썼다.
‘나를 사랑하시다 못해,
기다리시다 못해
십자가에서
죽기까지 하신
주님이 이제 내가
필요하다고 하신다,
지금 이때가 아니면
내가 언제 순종할까?’
그날 밤 나의 일생를
주님께 헌신했다.
질병은 나의
목회1번지이다.
오늘
내가 나된 것은
바울의 고백처럼
하나님의 은혜다.
출처
하용조 목사가 쓴
<사도행전적 교회를 꿈꾼다>
중에서
'풍경이 있는 묵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돈에 끌려가지 않고 일할 수 있는 그릇이 돼라 (0) | 2019.04.20 |
---|---|
그들은 끝까지 하나님 경외함을 포기하지 않았다. (0) | 2019.04.20 |
믿음의 유산 (0) | 2019.04.19 |
죽어서도 한국에 뼈를 묻길 원해요. (0) | 2019.04.19 |
평안을 구하라 (0) | 2019.04.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