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리지 않고 고소와
고발은 줄을 이었다.
사방이 꽉 막힌 듯했다.
그러던 어느 날,
남편이 말했다.
“여보, 이제
카이스트에 사표를 내고,
내 퇴직금이나마
교직원 월급으로 써야겠소!”
남편의 말에 나는
가슴이 덜컹 내려앉았다.
16년 동안
근무한 카이스트 퇴직금은
노후를 위한 은밀한
대책으로 숨겨 놓았는데…
이튿날 이른 아침,
길경자 사모님이
기도하러 간다기에 나와
이사장 사모가 따라나셨다.
목사님은
성경 창세기 22장을 폈다.
목사님이 물었다.
“사모님! 하나님이
아브라함에게 네 독자
이삭을 제물로 바치라고 하셨을 때,
바치기가 쉬웠을까요?
어려웠을까요?”
나는 고개를 숙였다.
카이스트와 퇴직금 생각에,
나는 겨우 대답했다.
“어렵습니다.”
목사님이 말했다.
“그런데 쉽게 바칠 수 있는
비결이 있습니다.”
나는 고개를 들고
목사님을 쳐다 보았다.
“내 것이 아니라고
생각하면 쉽습니다!”
순간 나는 눈물이 핑 돌았다.
목사님은
말씀을 마친 후,
우리에게 각각
성경구절을 주셨다.
내가 받은 말씀은
요한복음 21:6-18이었다.
‘주님,
제가 주님을 사랑하는 줄을
주께서 알고 계십니다.
제가 한동대 학생들을
얼마나 사랑하고 있는지
주께서 다 아시지 않습니까?’
그러자 주님이 말씀하셨다.
‘그렇다면
퇴직금을 내게 다오!
인색한 내 모습에
울음이 터져 나왔다.
밖으로 나온 나는
남편에게 전화를 걸었다.
“오늘
하나님의 뜻을 알았습니다.
당신이 원하시는 대로 하세요.”
그날 저녁 나는
고해 성사를 하듯
남편에게 말했다.
“여보,
때로 주님이 우리 미래를
더 이상 책임지지 않는 것처럼
보여 나는 늘 불안했어요.
카이스트는
내가 몰래 숨을 수
있는 피난처였지요.
오늘 완전히
그 문이 차단되자
비로서 진짜 피난처가
보이는군요.”
출처:김영애가 쓴
"갈대상자"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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